고국의 한가위를 맞이하여 우리 주님의 은혜가 풍성히 넘치시기를 기도합니다.

작년 12월 성탄절 때 선교센터에 침입한 강도사건으로 한국에서 안식을 취한 후에 지난 주 화요일 출국하여 아브다비와 나이로비를 경유하여 목요일에 말라위 선교지에 잘 도착하였습니다. 저희부부는 잘 도착했지만 가방4개 모두가 도착하지 않아 첫날부터 말라위 입국 신고식을 톡톡히 하였습니다.

 

매일같이 살리마 시골에서 수도에 있는 공항으로 출근하여 5일 만에 어제 마지막으로 도착하지 않은 가방 1개까지 모두 찾았습니다. 선교지는 매 순간마다 기도없이 살 수 없는 광야와 같은 곳이라서 믿음의 땅이면서도 시험의 장소이다보니 저는 가방 때문에 낙심할뻔 했는데, 많은 기도의 동역자님들께서 “가방을 꼭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셔서 힘든 가운데도 그 시험을 잘 견딜 수 있었습니다.

 

어제 마지막으로 찾은 가방 안에는 하드 디스크 4개(4T)가 있었는데 그 하드 디스크는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한 컴퓨터 386 시절부터 대학과 대학원 그리고 현재 선교사역의 데이터는 물론 저희 자녀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사진이 모두 있었기 때문에 저는 그 하드 디스크를 잃어버린 줄 알고 거의 시험에 들었습니다.

 

말라위는 요즘 전기가 거의 들어오질 않아 저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의 휴대폰 밧데리 충전도 못하고 있다보니 공항으로 확인 전화도 할 수 없어, 하루 왕복 200km의 거리를 5일 동안 매일 출근하는 가운데 많은 분들의 간절한 기도 덕분으로 애타게 찾던 마지막 가방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전기가 없어 가스로 밥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하여 저는 손가락에 화상도 입고, 도착하지 않은 가방 안에 사무실 키가 있다보니 사무실도 못 들어가서 다른 열쇠도 사용할 수 없어, 부엌창고를 열지 못해 아무 음식도 만들어 먹지 못해 감자만 먹는 등 가방을 찾을 때까지 우역곡절이 참 많았습니다. 아프리카에 온지 1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의 정착은 처음 도착할 때와 조금도 다름이 없이 사고와 사건의 연속입니다.

 

이번에 다시 찾은 가방 사건을 계기로 저희 부부는 아프리카 땅을 처음 밟았을 때처럼 선교의 초심으로 돌아가 성령님만 의지하면서 기도의 동역자님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위해 영적전쟁을 인간의 힘이 아닌 기도의 능력으로 승리해야 함을 다시 경험하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5일간의 작은 가방 사건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저희 부부를 향한 사랑을 기도의 동역자님들을 통해서 외롭지 않도록 격려해 주셨고, 많은 분들이 가방을 꼭 찾을 수 있다는 격려로 함께 걱정해 주셔서 저희가 큰 힘을 얻었으며 다시 힘차게 선교사역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도해 주신 파송교회와 협력교회 그리고 기도의 동역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말라위에서

오직환, 조선인 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