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그동안 3년동안 학교 교장을 잘했는데, 이번 컨테이너에 도자기 가마와 물레가 오면서 본인의 직업(?)으로 돌아 가면서 나에게 교장직을 맡겼다. 아내가 사범대학을 출신이라 신설된 학교의 기초도 잘 해 놓았고, 살리마라는 지역에서 최고 좋은 학교로 소문도 났다. 하지만 현지인 선생님들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건강문제로(혈압205)계속할 수가 없고, 학교재정이 어려워 아내가 도자기를 잘 만들어 판매하면 학교 재정에 도움을 주겠다고 하면서 그만 두었다. 아내가 현지인 선생님에게 받은 스트레스로 제명을 살지 못하면(^_^) 아프리카에서 홀아비 신세가 될까봐 일단 교장직을 수락했지만 할일이 정말 많다.
9월 1일부터 새학기 개학이라 지난 주 한 주동안 선생님들이 먼저 출근해서 한 학기 동안 가르칠 과목의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나는 매주 월요일 예배때 마다 설교만 했는데,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성경과목이 일주일 두 번 중에 두 과목중 한 과목을 교장이, 또 한 과목을 담임이 가르치기로 했다. 한 학기 가르칠 과목의 계획서와 시간표를에 지난 금요일에 마치고, 6명의 선생님들 집을 처음으로 심방했다.
내가 목사 교장인지(?), 교장 목사인지(?) 교장이라는 직책이 어색한 가운데 아무튼 목회적 심정으로 선생님들의 형편을 제대로 알고 싶어서 심방을 했지만 사실 평소 생각했던 기독교 세계관의 교육대로 실천을 하고 싶었다.
목회나 교육은 사명이 같다고 생각하면서 교육이란 "자기의 길 감"으로, '길 가르침'이 아니라 '길 보여줌'이라 생각한다. 즉 길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길을 가면서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올지 말지는 상대방이 선택할 몫이며, 그길이 옳다면 나는 최선을 다하고 하나님께 맡길 뿐이다. 그것을 내가 결정해 주려고 한다면 이데올로기이기 때문이다.
심방을 다 마치고, 현지인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한방 쐈다. 함께 먹으면서 선생님들과 학교 운영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선생님 한 분이 오늘 생일이라고 하면서 너무 좋아해서 나도 눈물이 날 정도였다. 왜냐하면 여자 선생님이 3명인데 그중에 싱글맘 선생님이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정이 있어서 남편가 헤어져 아들을 키우며 힘들게 사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 돈으로 8만원 정도의 교사 월급으로는 생활이 아닌 하루 하루 생존하고 있다. 그동안 말라위 수도에서 교편을 잡았는데 남편과 헤어진 후 시골인 살리마에 내려와 우리 학교에서 일을 하게 되었지만 현재 살고 있는 집세 9만원은 월급을 다 털어 주어도 모자라기 때문이다.
선생님들 집 심방을 하면서 집세가 얼마인지 가정의 어려운 점들을 물어보았고 선생님 침실을 꼭 들어가 보았다. 침심을 본 이유는 침대도 없이 흙바닥에서 사는 선생님들은 어떻게 해서라로 침대를 사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의 짐작대로 6명의 선생님 중에서 2명의 선생님이 아직까지도 침대가 없이 땅바닥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선생님들과 점심 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한 첫 마디가 "앞으로 선생님들을 해고 시키지 못할 것 같아!"였다. 그동안 짧은 3년동안 3명의 선생님들이 해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한 명의 선생님은 학생들의 학비를 열번 이상 몰래 받고서 학생들이 학비를 내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해서(사실 경찰에 신고할 사건이었다.)그만 두었고, 또 한 명은 도서관에서 책과 학교 물건을 너무 많이 훔쳐가서 중간에 하차하였고, 나머지 한 명은 월급때마다 돈이 너무 적다고 항의를 하고, 또 점심식사후 다음날 가르칠 교과 준비를 위해서 다른 선생님들이 다 남았는데도 본인은 11시만 되면 퇴근을 해서 아내가 2년동안 참다못해 거액의 퇴직금(?)을 주고 지난 8월로 정리를 했다.
물가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월급은 최하 수준인데 무슨 교육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 교장으로서 첫번째 할일이 선생님들의 월급문제부터 공립학교 수준만 이라도 해결해야 될 것 같다.
원래 학생들에게 학비를 받는 기독교 사립학교로 시작했기 때문에 학비만 제대로 들어오면 선생님 월급도 20만원씩 주고 학교도 자립을 할 수 있으리라 계획하고 학교를 시작했는데 시골이라 너무 가난해서 한 학기 학비 4만원을 낼 수 있는 학생은 현재 100명 중에 10명 뿐이다보니 선생님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다.
말라위 초등학교(공립) 신입 선생님 첫 해 월급이 15만원이고, 고등학교는 20만원이다. 우리 학교는 사립학교 이기 때문에 공립학교보다 많이 주어야 하는데 50% 수준인 8만원 밖에 못주고 있다. 현재 말라위 공립학교에서는 선생님 신규채용을 2년째 못하다보니 교육대와 사범대를 졸업한 선생님들이 이렇게 시골에 내려와 50%만 받고서라도 직업을 얻으려고 한다.
학교 교장을 맡고서 고민이 더욱 깊어만 간다. 예수님의 심정으로 심방을 했으니 앞으로 해고를 못할 것 같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가난한 선교사와 함께 가난한 어린이들을 가르치겠다고, 몸 부림치는 이 선생님들이야말로 "어떤 스승보다 더 큰 스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