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위로 떠나오기 전,
워낙에 입이 까다로운 조카 때문에 걱정이 많으신 외숙모는
가끔 현지음식을 먹게 될 거라고 웃음 반 걱정 반 말씀하시곤 했다.
본인은 한국에서도 가끔 먹고 싶다고 했다.
도대체 뭘 먹고 살까? 몹시 궁금했다!
3월 15일!
드디어 아프리카 음식을 먹었다!
“쉬마~(?)”
손으로 먹는 아프리카의 ‘밥’이다. 주식!
한국사람이 외국에 나가면 밥이랑 김치를 먹고 싶듯이
아프리카 사람들은 쉬마와 야채 & 닭을 먹는다.
거기에 아보카도 한 조각까지 먹으면 영양 만점!^^
밀리밀이라 부르는 옥수수가루로 만드는데
무슨 만들다 만 떡 덩어리같이 생겼었다. ㅋㅋ
오 목사님 가정은 쉬마를 참 좋아하는데
모두들 쉬마 먹는 날을 손꼽아 기대해서 사실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손으로 먹는 거라는데
난생처음 본 음식을 난생처음 손으로 집어 먹으려니
여간 당혹스러운게 아니었다.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ㅜㅜ
세교와 세림이 (오목사님의 두 딸) 이 시범을 보이기 시작했다.
“언니, 쉬마를 조금 떼어내서 주물주물 야채랑 치킨이랑 같이 먹으면 되요!”
아이들을 열심히 따라했지만,
나는 어설프기 그지없었고, 손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묻거나 말거나 어쨌든 한 입 넣었다.
못 먹는 음식 많기로 유명한.. 천하의 임지효가
아프리카 음식을 먹다니! 엄청난 날이었다!
열심히 씹었다.
근데 도무지 맛을 알 수가 없었다.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것 같은데,
특별히 맛이 없는 것 같지도..맛이 있는 것 같지도 않은 맛!
그게 아프리카의 맛이었다. ㅋㅋ
그렇게 한 번 두 번 조금씩 쉬마의 맛을 알아가는 거라고
목사님과 사모님은 어설픈 날 웃으셨다. ^^
쉬마를 다 먹고, 후식으로 아보카도를 먹었다.
아보카도는 사모님의 최고 영양 간식이었다.
한국에서는 스시롤 먹을 때나 들어있는 거라
맛이 잘 안 느껴져서 어떤 맛인지 잘 몰라 기대 반 걱정 반 한 입을 먹었다.우웁~~~~~~~~!!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얼굴이 시뻘게 져서는..
새콤 달콤 상큼한 과일 맛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ㅜㅜ 떨떠름하기도 하고, 물컹하기도 하고..(?)
목사님과 사모님은 소금까지 살짝 뿌려먹으면 최고라시며 맛있게 드시는데
역시 아프리카 사람되려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
그 때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
“쉬마 손에 안 묻히고 먹고, 아보카도 맛있어 질 때까지는 한국 못가 지효자매~^^”
목사님은 쉬마 드실 때 손에 아무것도 안 묻는다.
아프리카 사람들도 당연히 안 묻는다. ^^
난 여전히 손에 묻는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