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위 온지 3주 만에 처음으로 House of Hope(희망의 집)에 갔다.
아프리카에서는 첫걸음 떼기도 쉽지가 않은 모양이다.
시계가 없어도 살 것 같은 아프리카의 템포는 성질 급한 한국 사람이 감당하기엔..ㅜㅜ
언제 했느냐가 중요한 한국과는 달리 무엇을 했다는 사실! 이 중요한 법!^^
(시간중심이 아닌 사건중심의 사고)
삼촌이 땀과 눈물로 만들어 놓은 곳이 어떨까 몹시 떨리기도 하고 마음이 두근거렸다.
아이들이 어떻게 생겼을까?
혼자 또 끊임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다.^^.
Lilongwe는 참 작은 도시다.
(도시라고 하기에도 너무 귀여운 사이즈의 수도는 전체를 다 보는데 30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ㅋㅋ)
도시를 구경하며 처음으로 Lilongwe Bridge를 건넜는데..
우리나라로 얘기하면 옛날 청계천과 같다고 할까?
없는 거 없이 다 있는 가장 중요한 곳이었다.
“지효자매 외숙모가 혼자서 이 길을 맨날 다니셨어~”
신기해하며 두리번거리는 사이 이미 마을로 들어서고 있었다
마트도 있고 한국보다 크고 정원까지 있는 좋은 집..
일하는 사람들도 있고..
내가 2주 동안 본 아프리카는 어쩜 한국보다 더 좋아보였던 것 같았다.
그러나 불과 30분 거리도 안 되는 곳에 진짜 아프리카의 모습이 있었다.
차는 덜컹덜컹 멀미가 날 정도로 거칠어지기 시작했고,
황토색 비포장도로는 흙먼지를 날리며 눈앞을 뿌옇게 만들었다.
신발이 없고, 옷이 너덜너덜하고, 집은 다 쓰러져가고,
파리가 붙어있는 아이들..
나는 그동안 어떤 아프리카를 봤던 것일까?
순간 머리가 멍했다.
갑자기 사모님께서 차 안에서 음악을 듣자며 테잎 하나를 넣으셨다.
영화 “Mission" 의 사운드 트랙이었다.
영화의 한 장면들이 스치면서 이 곳 아프리카의 모습과 오버랩 되기 시작했다.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사모님의 의도된 선곡은 정말 최고였다!)
하숭구~(흰둥이?)하며 손을 흔들며 쫓아오는 까만 꼬마들..
이제 나는 이 꼬마들과 10개월을 지낼 텐데.. 마음이 꿈틀꿈틀 거리는 것만 같았다.
신발도 없이 배가 뽈독 튀어나와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무심결에 내 발을 쳐다보았다.
너무 좋은 신발.. 옷.. 나는 가진 것이 너무 많았다.
“목사님, 어떡해요..제 신발 너무 좋아요.. .ㅜㅜ”
그러자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다.
“신발이 중요한 게 아니야.. 마음이 중요한 거지..
우리가 겉모습은 가진 것이 훨씬 많아 보이지만,
어쩌면 마음은 훨씬 가난할지도 몰라..
신발도 없고, 먹을 것도 없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은 행복 지수 95% 세계 최고야~마음을 보라구!^^“
그 순간 마음이 쿵~내려앉았다.
나는 이곳에 무엇을 하러 온 것인가!
물론 아프리카의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과 헐벗음에 힘들어 하고 있다.
그렇지만..
값비싼 신발을 준 들 옷을 준 들 예수님을 모르는 이들의 마음을..
죽어가는 주님의 영혼들을 다시 살릴 수가 있을까..
나는 NGO도 아니고, 그저 자원봉사 나온 청년도 아니고, 여행객도 아니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온 사람이 아닌가..
이들의 가난과 굶주림을 불쌍히 여기고, 동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아파하심으로.. 아파하고..
주님의 사랑하심으로.. 사랑해야 하는 사람..
나는 주님의 심부름꾼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다지며, 기도하며, 주님을 구하며..
희망의 집 마당에 첫 발을 디뎠다.
삼촌과 외숙모의 눈물과 .. 기도가 있는 곳..
삼촌과 외숙모의 빈자리가 보이는 듯
놀이터는 여기저기 손 볼 곳 투성이고,
우기를 지내느라 지푸라기 지붕들은 힘없이 쳐져가고 있었다.
교실 여기저기서 손 떼 묻은 흔적들이 느껴졌다.
(알파벳 연습 -- 한국에서 공수해온 모양이었다. ^^)
콜라스라는 현지 선생님의 안내로 목사님 사모님과 함께
희망의 집 여기저기를 보며 앞으로의 사역들을 계획해 나갔다.
목사님과 사모님의 아이들 사랑이 어찌나 크신지
벌써 마음은 사역을 시작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사모님 전공이 미술이시라,
음악 미술.. 예체능은 문제 없었다! ㅋㅋ
아이들이 나를 좋아해줄까?^^
두근두근..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름답지만 가난한 나라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나라
그래서 하나님이 더욱 간절한 땅..
Malawi.. Africa
- 희망의 집을 다녀온 첫 날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