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기술 (Appropriate Technology)이란?
매일매일 발전하는 하이테크(High Technology) 기술 속에서 우리는 편리함을 누리고 있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여전히 매일매일 물을 길어오고, 정수되지 않은 물을 마시며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류는 어느 때보다도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극심한 양극화를 겪고 있습니다.
양극화의 문제에 대해 경제성장의 빈익부 부익부 현상을 가장 많이 걱정하지만,
사실 기술적 측면의 빈익부 부익부 현상 또한 현재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적정기술은 이런 기술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하나의 대안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그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해 주는 적정기술은 어려움에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적정기술의 기원은 인도 마하트마 간디의 스와라지 운동,
즉 인도의 자립경제를 추구하면서 영국의 값산 직물에 대항하기 위하여
물레로 실을 짜아 천을 만드는 운동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용으로 보면 세종대왕이 백성들의 어려움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 해결책을 만드는데 큰 관심을 가졌던 결과로 만들어진 발명품을 볼 때 저는 적정기술의 기원을 조선시대의 세종대왕이라고 보고 싶어요.^_^
1) 백성들이 참고하기 좋도록 간단히 만든 농업책 "농사직설 개발"(1429년)
2) 글을 모르는 백성도 시간을 읽을 수 있도록 제작한 해시계 "앙부일구 개발"(1434년)
3) 햇빛이 없는 흐린 날에도 자동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자격루 개발"(1434년)
4) 자연재해를 과학적으로 이겨내기 위해 만들어진 세계최초 강수 측정기 "축우기 개발"(1441년)
5) 백성들이 읽고 쓰고 말하기 쉽게 과학적으로 개발된 한글 "훈민정음 개발"(1446)
또한 적정 기술은 비주류 영국 경제학자 E.F 슈마허(1911-1977, 독일 Bonn 출생)로부터 비롯됐습니다. 적정기술은 슈마허의 '중간기술'(intermediate technology)라는 개념에서 발전된 것인데요.
간디의 자립경제 운동에서 영향을 받은 슈마허는 선진국과 제3세계의
양극화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중간기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중간기술이란 원시적인 기술보다 우수하지만, 선진국의 거대기술에 비하면 소박한 기술을 말합니다.
슈마허는 기술의 적용에 있어 해당 지역의 상황과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면서
제3세계에 서구의 대량생산기술을 적용하기에는 환경적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으므로 저렴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간단한 기술과 현지 재료를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의 대한 필요성을 마련했습니다.
슈마허는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과 민중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적정기술을 통해,
첨단기술 없이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주창하면서
개발도상국에 적합한 소규모 기술 개발을 위한 중간기술 개발그룹을
즉 영국에 ‘ITDG(현재는 Practical Action)’라는 조직을 설립한 것이 현대적인 시초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60년대부터 거론된 적정기술은 8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 차례 몰락을 겪었습니다.
자유경제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제3세계의 빈곤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정기술이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제시됐기 때문입니다.
폴 폴락(Paul Polak)은 적정기술 운동의 실패를 인도주의적 접근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즉 "적정기술 운동을 단순히 빈곤국가에 대한 기부 방식으로 바라볼 것이 아닌 사용자 중심 기술로 개발해야 함을 폴 폴락은 주장"하는데요.
이러한 관점은 적정기술에 대해 새로운 관점과 방식을 부여했습니다.
그러므로 적정기술은 날로 발전해 가는 현대 기술 속에서 한 공동체의 문화적인,정치적인,환경적인 면들을 고려하여
그 기술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사는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기 위해
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고, 큰 자본을 벌기위한 기술이 아니라
기술개발로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마음 따뜻한 혜택을 줄 수 있어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고, 어려움을 공감하고, 관심을 가져주고, 소외된 자들을 배려하는 기술입니다.
또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중간 기술’이지만,
자연을 배려하는 기술로서 해당기술을 사용할때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고, 그 사용이 환경이나 타인에게 가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겸손한 기술입니다.
처음 '중간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이 기술은
소외되거나 빈곤한 계층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는 점에서 인간적입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가급적 가공을 하지 않으니 환경 친화적이고,
인류와 지구의 존재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미래지향적입니다.
현대사회의 빈부 격차를 해소하고 환경복지를 구현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적정기술은 선교적입니다.
실제로 아프리카에 보급된 생명빨대(life straw)는 오염된 물을 끓이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이동정수기로서 작은 것으로 수많은 생명을 구한 휴머니티 적정기술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한동대학교 그린 적정기술 연구협력 센터와 아프리카 어린이 선교회(Africa Child Mission)가 2012년 12월 양해각서(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를 체결하면서,
살리마 선교센터 안에 "적정기술센터"가 개설되어 지역사회를 위해 여러가지 사역들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추천도서:"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마하트마 간디, 김태언 옮김, 녹색평론사)
추천도서:"작은 것이 아름답다"(E.F 슈마허, 이상호 옮김, 문예출판사)
" 한동대학교와 ACM이 맺은 MOU"